Life is Awesome.

A Believer of self-fulfilling prophecies.

Dec 18

기생생물 Goa’uld

한때 빠져 들었던 미국 SF드라마 스타게이트는 독특한 설정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독적이고 흥미로운 설정은 ‘고아울드(Goa’uld) ’라는 외계 종족에 관한 것이다.

1994년도 <스타게이트>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한 외계종족이 인간의 몸을 빌려 신으로 군림하며 다른 인간을 노예로 부린다. 바로 이 외계종족이 바로 고아울드이다. <스타게이트 SG-1>드라마는 총 8개의 시즌에서 이 종족과의 사투를 다루고 있다.

고아울드의 특별한 점은 바로 ‘기생 생물’이라는 점인데, 그 형태가 흡사 뱀장어와 닮아 있고 사람의 뒷목에 파고들어가 뇌와 척수 등 모든 신경조직을 제 의지대로 부린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기생 생물이지만 고도로 진화하여 인간보다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고 숙주인 인간이 가지고 있지 못한 치유능력 및 면역력을 부여할 수 있어 숙주인 인간의 수명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일본 만화 중에 <기생수>에서도 이런 종류의 기생 생물이 나오는데 비슷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고아울드 공생체 이미지: http://en.wikipedia.org/wiki/File:Goa%27uld_in_water.jpg]

고아울드는 기본적으로 매우 사악하고, 탐욕스러우며 숙주에 무자비한 면을 보인다. 개체수도 많지 않은데 자기들끼리도 알력 다툼이 매우 심하여 서로 죽고 죽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렇게 사악한 기질을 가지게 된 데에는 석관(sarcophagus)이라는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는 강력한 치유장치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이 인간을 부리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고아울드에 절대적으로 의존적인 ‘자파’(Jaffa)라는 인간 군대를 운용하여 공포 정치를 펴는 것이다.

자파는 원래 인간의 족속이지만 성인이 되면 고아울드 공생체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면역력을 가지지 못하도록 유전자 조작되었기에 구조적으로 고아울드에 의존하게 되어 있다. 마치 캥거루처럼 고아울드 유충을 자신의 복부에 담아 키우게 되는데 (뒷목에 파고들어 완전히 숙주를 제어하는 방법과는 달리 숙주인 자파는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인다) 이 유충이 자파의 생명유지장치의 역할을 한다. 자파는 이렇게 유충을 보호하고 성장시키게 되고 반대 급부(라기 보다는 고아울드가 이들을 더 잘 부려먹기 위해)로 보통 인간을 뛰어넘는 체력과 수명을 갖게된다.

한편 고아울드와 생물학적으로 동일한 종이지만 전혀 다른 기질과 가치관을 가진 토크라(tok’ra)라는 종족도 있다. 이들은 석관의 부작용을 인지하여 석관을 사용하지 않으며 숙주의 동의 없는 기생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진정한 ‘공생’체라고 할 수 있는데, 한 에피소드에서는 말기 암으로 죽기 직전의 사람과 숙주가 절실히 필요한 토크라가 결합하여 숙주를 완전히 암으로부터 치료하고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여 하나가 되는 윈-윈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도 뱀장어 같은 공생체는 여전히 징그럽긴 하다)